- 왕실 주도 간행 기록유산으로 한문본과 언해본 함께 수록

서울대학교중앙도서관 소장의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佛頂心陀羅尼經(漢文·諺解本))'은 한문본과 언해본이 함께 수록된 책으로 각각 3권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문본은 1485년(성종 16) 인수왕대비(仁粹王大妃)의 주도로 간행된 목판본이며, 언해본은 1455년(세조 1) 조성된 금속활자로 찍은 것이다.
이같이 한문본과 언해본의 구성을 가진 책 중에서 조성 당시의 온전한 원형으로 전해지고, 지정된 사례는 현재 없다. 또한 한문본만으로 구성된 동일 책과 비교할 때도 내용과 인쇄 상태가 뛰어난 선본(善本)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인 '평창 상원사 석가여래삼존좌상・16나한상 일괄 및 복장유물(平昌 上院寺 釋迦如來三尊坐像·十六羅漢像 一括 및 腹藏遺物)'은 원래 경북 예천 운복사(雲覄寺)에 봉안되어 있었던 것으로 소조상 가운데 없어진 상을 1711년 목조로 다시 제작한 것이다. 1885~1886년경 운복사에서 상원사로 이안(옮겨 모심)하고 왕실 주도로 개채(改彩, 다시 채색함) 중수한 다음 영산전에 봉안했다.
지정 예고 대상의 소조상은 정확한 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대체로 15세기 후반에 제작된 불상들과 시대 양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복장에서 발견된 1467년판 다라니는 이 소조상의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데 참고가 된다. 또한 1711년 제작된 목조상은 발원문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조각승 혜주(惠珠)에 의해 조성됐음을 알 수 있어 학술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오십삼불 신앙을 불화로 구현한 사례로, 그 구성이 완전히 남아 있다. 복장낭 속 회향발원문을 통해 수화승 의겸(義謙)을 중심으로 한 26명의 제작 화승, 1725년이라는 제작 시기가 명확히 밝혀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의겸 불화 특유의 엄정한 얼굴과 균형감 있는 신체 표현이 돋보이며, 부처의 이름을 함께 적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를 통해 신앙적 의미와 완성도를 높였다.
이 작품은 오십삼불회도의 희귀한 제작 사례로 시대를 대표하는 수화승 의겸 특유의 화풍이 잘 반영된 불화라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있으며, 또한 봉안처 및 조성 시기 등이 명확하다는 점 등에서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공주 마곡사 동종'은 몸체에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승장(僧匠) 보은(宝訔)이 1654년(효종 5)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동종이다. 처음 안곡사(安谷寺)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됐는데 18세기 중반경 안곡사가 폐사될 무렵에 마곡사로 이운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종은 형태적으로는 쌍룡의 종뉴(鍾鈕, 종을 매다는 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음통(音筒, 종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대롱 모양의 관)은 별도로 만들지 않았다. 또한 승려가 보살상의 앞에서 무릎을 구부려 합장·예경(禮敬)하는 모습, 삼전패(三殿牌)와 더불어 당대 승려를 축원하는 원패(願牌)를 함께 새긴 점에서 이 종이 갖는 신앙적·역사적 가치가 크다.
지정 예고 대상의 표면에는 동종 제작을 위해 신도들이 시주한 물목을 종시주(鍾施主), 용두시주(龍頭施主) 등으로 구분하여 새겨 놓았는데, 이는 종뉴와 종신(鍾身, 종의 몸체)을 별도의 틀로 제작한 뒤 두 틀을 결합하여 주조했던 당시 동종 제작 과정을 설명해 주는 기록으로서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불정심다라니경(한문·언해본)',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공주 마곡사 동종' 등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혁신과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다 합리적인 지정제도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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