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우수 연구·전시 콘텐츠와 지역 문화자원 시너지…전국 참여기관 모집 중

이번 순회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이 축적해 온 고대사 연구 성과와 우수 전시 콘텐츠를 지역사회와 공유해 시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서울과 지역 간 지속가능한 문화 교류 기반을 구축한다는 취지다.
순회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지난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개최한 기증자료 특별전 '기록&역사Ⅰ: 백제 역사의 실마리, 한원(翰苑)'을 바탕으로 한다. 7세기 당나라에서 편찬된 희귀 문헌 『한원(翰苑)』을 통해 약 1,400년 전 백제의 생활상과 통치 체계, 당대 백제인의 인식 등을 쉽고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한원』의 ‘백제’ 부분은 지금은 사라진 고대 사서들의 기록을 담고 있다. 백제가 마한의 여러 소국 중 하나에서 시작해 영역을 넓히고, 체계적인 관등제와 중앙 행정조직을 갖춘 국가로 성장해 동아시아에 명성을 떨치게 된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백제가 고구려와 마찬가지로 부여(夫餘)에 뿌리를 두고, 시조 구태(仇台)의 사당에 계절마다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을 통해 백제의 건국 계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씨·연씨·진씨·목씨 등 8대 귀족 가문을 중심으로 최고 관직인 좌평부터 16단계의 관등제와 22개 중앙 관청을 운영했다. 관원의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는 등 권력 독점을 막는 선진적인 행정 시스템을 운영했다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관직에 따른 복식도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나솔(奈率)' 이상의 고위 관료는 관모에 화려한 은꽃 장식을 달았으며 그 아래 관등은 품계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의 띠를 착용하는 등 정교한 복식 체계를 갖췄다.
백제인의 생활과 문화에 관한 기록도 남아 있다. 백제인들이 계절에 따라 제사를 지내며 음악과 춤을 다르게 구성해 풍류를 즐겼고, 인사를 할 때 두 손으로 땅을 짚어 정중히 예를 표하는 ‘다정한 생활 습관’을 가졌다고 전한다. 학문적으로는 뛰어난 천문 지식을 갖추고 불교문화를 발전시켰으며, 관리들은 행정 능력과 말타기·활쏘기 등 문무를 겸비했다고 기록돼 있다. 여가문화로는 바둑·투호·저포·쌍륙 등 다양한 대중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전시는 이러한 문헌 기록을 토대로 다양한 시각 자료와 연구 성과를 결합해, 백제의 지리적 환경부터 국가 발전 과정, 백제인의 세련된 생활상과 문화적 역량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번 전시의 첫 번째 지역순회 협력기관인 충남역사박물관과 2027년 하반기 전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의 연구·전시 콘텐츠와 충청권의 대표 역사·문화기관이 만나는 ‘백제 문화권’ 기관 간의 상징적인 교류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은 이를 시작으로 전국의 박물관·미술관 및 지방자치단체 문화기관 등을 대상으로 참여기관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고대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지역 주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해 개최한 특별전 '을축년 대홍수가 알려주는 풍납동토성의 비밀'도 2027년 구로문화재단에서 순회전시로 다시 선보인다. 박물관은 앞으로도 우수한 전시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 기관과의 문화교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순회전시 협력을 희망하는 유관기관은 한성백제박물관 유물과학과로 문의하면 된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이번 순회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의 연구·전시 성과와 백제 문화권 대표 기관의 역사문화 자원이 만나는 뜻깊은 시도”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 기관과의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고품격 백제 문화 콘텐츠를 더 많은 시민이 만나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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