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존재와 실존의 문제를 탐구해온 오원배 작가의 40여 년 화업조

이번 전시는 시대의 부조리와 인간 존재의 실존적 문제를 탐구해 온 오원배 작가의 40여 년 화업을 집약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로, 신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오원배는 회화, 드로잉 작업을 통해 동시대 인간 존재의 불안과 소외, 그리고 그 속에서도 지속되는 생명성과 회복 가능성을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풀어내며 한국 현대회화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존재의 소리를 보다》로 명명된 이번 전시는 오원배 작가가 지속적으로 천착해온 ‘인간 존재’에 관한 사유의 연장선에 놓인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수상 이후 수차례에 걸쳐 전시 공간을 반복적으로 실측하고, 관람객의 이동 동선과 시선 구조를 분석하며 공간과 긴밀하게 호흡하는 신작들을 제작했다.
전시는 미술관의 건축적 특징을 지닌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내 현대미술관과 박수근 파빌리온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현대미술관에서는 인간의 부재를 암시하는 구조물과 기호, 반사되는 미러지(거울종이) 설치 통해 관람자 스스로가 화면 속 존재의 자리를 감각하도록 유도한다. 극단적인 부감과 양각 시점, 거대한 구조물과 익명의 형상들은 동시대 사회의 불안과 긴장을 환기시키며 관람자의 신체를 작품 속 감각의 장으로 끌어들인다.
반면 박수근 파빌리온에서는 보다 역동적인 인간 형상이 등장한다. 1층과 2층 벽면에 전시된 수십점의 인간 형상은 구조에 억압된 수동적 존재가 아닌 실존의 회복과 생의 의지를 드러내는 역동적 존재로 나타난다. 파빌리온 2층 공간에 설치되는 대형 작업은 인간 존재의 운동성과 생명력을 강렬하게 드러내며 전시의 중요한 장면을 형성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원배 작업의 근간을 이루어온 드로잉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수십 년간 축적된 드로잉북과 오래된 기물 및 고서 위에 표현된 ‘오브제 드로잉’은 작가의 수행적 태도와 조형적 사유의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오브제 드로잉 공간은 박수근에 대한 오마주로 구성됐다. 오원배는 박수근 화백이 치열하게 이어온 조형적 탐구와 인간을 바라보는 진정 어린 시선에 경의를 표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조형 언어를 이번 공간에 담아냈다.
이번 제10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 기획을 맡은 오정은(미술평론가)은 “‘나는 세상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오원배 작가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시대의 불안과 존재의 흔들림을 치열하게 바라보고 사유한 작가의 여정이 도달한 하나의 지점이자, 그 층위를 몸의 감각으로 통과하게 하는 공간적 경험”이라며, "동시대 삶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가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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